처음 루틴을 만들 땐 기분이 좋다.
“이제 나도 매일 일찍 일어나서 물 마시고, 스트레칭하고, 일기도 쓰고…”
계획은 완벽했고, 첫날은 잘 지켜졌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슬슬 어긋나기 시작한다.
잠이 늦게 들거나, 하루가 유난히 피곤하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
루틴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상하게 루틴이 무거워진다.
'이걸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되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부터
'오늘도 못 지킬까 봐' 걱정하게 된다.
나는 그럴 때마다
“루틴을 바꿀 권리”를 나 자신에게 준다.
그 이름은
‘루틴 리셋 데이’다.
루틴도 옷처럼 계절이 있고, 피로가 쌓인다
우리는 옷을 매일 갈아입는다.
날씨가 바뀌면 옷장도 바뀐다.
기분에 따라 색이 달라지고, 활동에 따라 스타일도 바뀐다.
그런데 루틴은 왜 항상 똑같아야 할까?
‘아침 기상 루틴’, ‘저녁 일기 루틴’, ‘SNS 줄이기 루틴’
처음엔 설렘이 있었던 루틴도
지속되면 피로가 쌓인다.
루틴도 계절이 있고, 리듬이 있다.
그리고 때로는 완전히 새로울 필요까지는 없지만,
작게라도 갈아입을 필요는 있다.
그래서 나는 ‘월 1회 루틴 리셋 데이’를 만든다
매달 1일.
혹은 월말의 마지막 날.
아주 가볍게, 나의 루틴을 되돌아보는 날이다.
나는 이렇게 적는다.
지난달 가장 잘 지켜졌던 루틴 1가지
잘 안 지켜졌던 루틴 1가지
없었지만 생겼으면 하는 루틴 1가지
이젠 놓아주고 싶은 루틴 1가지
이 네 가지를 적으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조합이 생긴다.
바꾸는 건 거창할 필요 없다.
단어 하나 바꾸거나
순서를 바꾸거나
하루 횟수를 줄이거나
형식을 바꿔도 된다.
그 작은 변화가
지속 가능성을 지켜주는 진짜 루틴 전략이다.
루틴 리셋의 가장 큰 효과는 ‘자기효능감 회복’
루틴을 오래 지키지 못하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실망시킨다.
“역시 난 꾸준하지 못해.”
“이번에도 오래 못 가네.”
그런 생각은 루틴 자체가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깎아먹는다.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루틴을 리셋하고,
‘이만큼 잘했어’라고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지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건 단순한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나를 다독이는 문장 한 줄을 남기는 것이다.
루틴 리셋, 이렇게 시작해보자
매달 1일 혹은 말일, 15분만 조용한 시간 정하기
지난달 실천한 루틴 3가지를 떠올려 보기
잘 된 것, 아쉬운 것, 더하고 싶은 것, 빼고 싶은 것을 각각 한 줄로 적기
‘이번 달 나만의 루틴 이름’ 만들어서 저장하기
그 루틴은
아무도 아닌 ‘당신 자신이 만든 나를 위한 시스템’이 된다.
결론 – 루틴은 정답이 아니라, 조율이다
루틴이 꾸준하지 않다고 실망하지 말자.
우리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그 루틴이 지금의 나와 잘 안 맞을 뿐일 수도 있다.
가끔은
‘지키는 것’보다
‘바꾸는 것’이 더 나를 돌보는 방식일 수 있다.
오늘 하루,
나의 루틴을 조용히 들여다보자.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그 루틴을 살짝 갈아입게 해주자.
그 부드러운 리셋이,
꾸준함이라는 옷을 더 오래 입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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