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복 안에도 평범한 삶이 있다
출동하는 소방관에게도 돌아가야 할 집이 있다.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아이가 있고, 오늘도 무사하기를 바라는 가족이 있다. 우리에게는 구조대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세상에 하나뿐인 가족이다.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활동하다 순직한 고 김진석 소방위의 소식을 접했다. 오마이뉴스는 고인에게 여섯 살 딸이 있다고 전했다. ‘순직’이라는 두 글자 뒤에는 함께할 수 있었던 저녁과 아직 나누지 못한 수많은 날들이 남아 있다.

■ 두려움 속에서도 타인을 향하는 마음
기사에는 소방관을 남편으로 둔 필자의 이야기도 나온다. 위험한 순간 너무 애쓰지 말라는 당부에 남편은 말한다.
“내 일이야. 그러려고 하는 일인데.”
고인의 발언이 아니라, 지금도 현장에서 일하는 또 다른 소방관의 대답이다.
그 말에서 직업의 무게를 생각한다. 누군가의 가장 위급한 순간이 자신의 일상이 되는 사람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기에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소방관과 구조대원, 경찰과 군인, 응급의료진 등 각자의 자리에서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이들의 헌신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귀한 가치다.
■ 사명감에 모든 책임을 맡길 수는 없다
그 숭고함은 위험을 감수하며 사람을 지켜온 삶에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마음을 칭송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충분한 인력과 제대로 작동하는 장비, 위험을 판단할 정보와 지휘체계,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 가족을 위한 지원도 추모의 시간이 지난 뒤까지 이어져야 한다.
사명감은 존중해야 할 마음이지, 부족한 안전대책을 대신할 자원이 아니다. 헌신을 당연하게 여길수록 그 헌신을 지킬 우리의 책임은 흐려진다.

■ 가장 깊은 존경은 안전한 귀환
우리가 평범하게 보내는 하루에는 누군가의 긴장된 밤이 겹쳐 있다. 그 사실을 기억한다면 감사는 일상에서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장의 안전 요구에 귀 기울이고, 필요한 지원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관심을 놓지 않는 일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영웅에게도 퇴근이 있고, 내일이 있어야 한다. 오늘 지킨 생명만큼 자신의 삶도 소중하게 보호받아야 한다.
고 김진석 소방위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를 지키는 모든 분의 무사한 귀환을 바란다. 그들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가장 깊은 존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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